2025. 6. 21. 08:13ㆍQuantitative-Analyst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쇼크, 2022년 고금리·고물가 압박. 서로 다른 배경과 충격을 가진 이 세 번의 위기는 자산시장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런데 이런 격변의 시기에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방어력을 보여준 자산들이 있다. 물론 시대와 상황에 따라 수익률은 달랐지만, ‘버티는 힘’에서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는 부동산 버블과 파생상품 붕괴가 핵심이었다. 대부분의 주식, 부동산, 원자재가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이 시기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던 자산은 ‘유동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달러와 금이 대표적이다. 현금성 자산도 당장의 손실은 없었지만, 오히려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했다.
2020년의 경우, 전 세계적인 락다운과 경제활동 정지로 실물경제가 멈췄다. 하지만 전례 없는 유동성 공급 덕분에 시장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여기서 강하게 반등한 자산은 기술 중심의 성장형 자산이었다. 단기적으로는 급락했지만, 회복 속도가 매우 빨랐다. 그만큼 미래 기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고배당이나 전통적인 가치 자산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움직였다.
2022년은 또 달랐다.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이 동시에 진행되며 시장 전체가 압박받았다. 그동안 빠르게 성장했던 자산은 금리 민감도가 높아져 부침을 겪었고,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들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배당이 꾸준한 자산이나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자산군이 비교적 덜 흔들렸다. 또한, 실물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부 원자재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기능했다.
세 위기를 관통하며 꾸준히 존재감을 보인 자산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 현금 및 유동성 자산
급락장에서는 매수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현금이 다시 주목받는다. 특히 불확실성이 클수록 유동성의 힘은 강력하게 작용한다. - 달러화 자산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외화 예금이나 달러 기반 자산이 일정 수준의 방어 역할을 해줬다. - 금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은 주식과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불확실성에 강하고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치 보존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 국채 및 고신용 채권
2008년과 2020년에는 금리 인하 사이클 덕분에 채권 가격이 상승하며 방어력을 보였다. 다만, 2022년에는 금리 인상기였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은 제한적이었다. - 배당 중심 자산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자산이 상대적으로 덜 흔들린다. 특히 고배당주나 배당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 그런 성격을 지닌다. - 인프라 관련 실물자산
위기에도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분야. 공공요금, 에너지, 통신 같은 인프라 자산은 방어적인 성격을 띠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 리츠(REITs) 등 수익형 자산
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는 구조라면 위기 속에서도 일정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2022년에는 조정이 있었다. - 일부 원자재 자산
전쟁, 물가 상승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원자재는 가치 저장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특히 에너지, 귀금속은 특정 시기에 강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 방어적 산업 중심 자산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등은 경기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위기 국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유지했다. -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
어떤 하나의 자산이 아닌, 여러 자산을 혼합한 포트폴리오 자체가 위기에서의 손실을 줄이고 회복을 앞당긴 사례가 많았다. ‘모두가 흔들릴 때 덜 흔들리는 구조’가 핵심이다.
결국 위기 때마다 특정 자산이 부각되는 이유는 그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신뢰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어떤 시기에는 유동성, 어떤 때는 금리, 또 어떤 위기에는 공급망이나 원자재 문제가 시장을 움직였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위기에서 반복적으로 살아남은 자산들을 돌아보는 일은 유용하다. 그것이 단기적인 수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장기적 생존을 위한 안전망이라면 더욱 그렇다.
참고: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손실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Quantitative-Analy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빈도 거래(HFT)에서 머신러닝의 역할 (9) | 2025.06.29 |
---|---|
10배 넘게 오른 장기투자 자산의 공통점 (1) | 2025.06.23 |
퀀트 전략의 한계와 리스크: 실전 투자 전 꼭 알아야 할 전문 가이드 (1) | 2025.06.17 |
글로벌 주식 ETF 퀀트 전략: 데이터 기반 지역별 자산 배분 (2) | 2025.06.07 |
안정적인 자산 배분: 퀀트 기반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법 (2) | 2025.06.05 |